Chapter 3

"성(姓)은 주(周)씨이고, 군대의 융이며, 황용(黄)과 여동생의 용이 아니다."

"저희는 이 재수 없는 T시에서 대략 보름이 넘게 갇혀 있었고 외근 수당을 한 푼도 받지 못했고, 총알과 군량도 바닥났으며, 군인도 부족하고 난잡한 데다가 기름을 붓는 것은 모두 도둑 짓이나 마찬가지예요."

"어떻게 이 바이러스가 폭발했는지, 광견 바이러스 변이체라고 말하던가, 아니면 미국의 제국주의와 서구 열강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자행한 정신나간 유전자 전술이었나? 를 형 몇 명이 이틀 전에도 뉴스 연합방송을 따라다녔고, 어젯밤엔 텔레비전 신호와 단파 방송도 연결조차 되지 않았는데, 애석하게도 저는 반년 이상 부서지지 않은 "인민의 도시 관리대"와 "인민의 광전 국"을 뒤쫓았어요. 하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주융은 찰칵 불을 붙여서 담배를 깊이 빨아들였고, 고개를 돌려 여러 대원들은 살펴봤는데 전전긍긍하고 있었고, 차실 옆창은 활짝 열려 있었으며 바람이 훅 불어 들어왔다.

"가...갔어요." 한 동생이 말했다. "차창을 막 넘어갔는데...…”

"언제 가셨어요?"

"뉴스가 연합 방송하던 그때."

주융은 잠시 침묵했고, 유감이 없지 않았다.

"아쉽군, 나는 그에게 '인민의 위원회 개정' 8명 중의 막내 주려던 참이었는데."

　　

　　·

　　

좀비 떼를 동남쪽으로 끌어 내어, 지금 거리에는 겨우 십여 명의 좀비만이 어슬렁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젊은이는 몸을 일으켜 땅에 착지하였고, 몇 걸음을 담 모퉁이에 붙이더니, 뒤이어 난장판의 큰 약국에 몸을 던졌다.

백열등은 머리 위에서 깜박거렸고, 벽은 온통 피투성이였는데, 거의 불구가 된 좀비 몇 구가 유리 카운터를 무너뜨렸으니 바이러스가 폭발했을 때 이곳이 얼마나 무서운 광경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인종 및 성별 평등에 대한 호소가 거세짐에 따라, 오메가의 페로몬 억제제를 많은 나라에서 금지령을 철폐했지만, 하지만 엄격히 규제되는 처방약이기도 했다. 젊은이는 몸을 앞으로 내밀고, 카운터에 거꾸로 엎어진 시체인 약사를 돌아서, 뒷짐을 지고 유리장을 부쉈고, 눈엑 익은 주사약를 보고, 눈치채지 못하게 숨을 내쉬며, 재빨리 포장을 뜯고 약을 지어 자신의 팔 정맥에 찔러 넣었다.

　　

약국은 아마 몇 차례 약탈당했을 것이였지만, 그러나 구석에 물자가 남아 있었다. 흰자 가루, 견과류, 에너지 드링크 등이 있었다. 그는 시체에서 피투성이의 캔버스 배낭을 골라,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것을 모조리 쓸어 넣고 정수제 두 봉지를 다시 주의 깊게 들춰냈다.

이것들을 다 한 후에 그는 고개를 들어 카운터 너머 산산조각 난 거울로 자기 자신을 보았다.

　　

오토바이 헬멧, 재킷은 녹슨 냄새로 가득했고, 청바지는 이미 본래의 색을 알아볼 수 없었고, 부츠는 메마른 썩은 고기로 가득했다. 그는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하고, 지퍼를 약간 잡아당겨 옷깃에서 펜던트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것은 평범한 황동의 둥근 상자이고, 회중시계 크기이며, 안을 여니 오래된 사진 한 장이 수정의 얇은 조각 밑에 압착되어 있었다.

ㅡ한 쌍의 젊은 부부가 대여섯 살 난 아들을 안고 그에게 미소를 지었고, 아내는 백인이며, 아마 안구의 색은 호박색이었고, 몇 년 전의 수준이 떨어지는 사진술에서도 빼어난 미모가 훤히 다 보였다. 남편은 완전 동양인으로 용모가 뚜렷하고 점잖으며 학자풍이 가득 찼고, 더없이 낯익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ㅡ그, 자신의 얼굴.

　　

젊은이가 눈을 감았고, 숨도 쉬지 못하자, 머리 속에 몇 단락의 불완전한 화면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급하게 흔들리는 기내, 비명을 지르고, 훼손된 시체, 사방으로 흩날리는 탄피, 차갑게 반짝이는 은빛의 손가방... 그러자 장면이 확확 멀어지더니, 새벽은 춥고 흐린 하늘 아래, 군화가 풀뿌리와 이슬을 밟고 모든 병사들에게 귀청이 떨어질 듯한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 내일도 없고 희망도 없다. 구원을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 없고, 어떤 실수도 결코 돌이킬 수 없다...."

"너희들이 이 지구 상에 있는 한, 최후엔 살아 있는 사람과 좀비와 싸우게 될 것이다!......"

　　

젊은이는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미간을 문지를려 했지만, 단단한 헬멧에 막혔다.



"조심해!"



몸쪽에서 밀려오는 큰 힘이 젊은이를 순식간에 땅에 쓰러뜨렸다ㅡ 굉음이 났다. 젊은이는 본능적으로 습격자의 목덜미를 조르려 했는데, 하지만 다음 순간 실내에서 귀청이 터질 듯한 총성이 울렸다!

폭우처럼 빠른 탄환이 구석에 있는 창고 문을 날려보냈고, 문 뒤에 있던 좀비 몇 명이 땅에 엎어져서 계속 발버둥 치며 경련을 일으키더니, 잠시 후 마침내 피투성이가 되어 움직이지 않았다.

주융은 총을 내려놓고 담배 연기를 피 하며 내뱉었고 , 부주의하게 한 발로 뭉개서 꺼버렸다.

"너희 둘은 괜찮아?"

　　

젊은이는 단번에 "기습자"를 밀어젖히고, 몸을 젖히며 앉아 앉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서 미간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저희가 막 들어와서 창고에서 좀비가 문을 밀치는 걸 보고 있었는데..." 안호가 일어나 바닥에 앉아 있는 젊은이에게 손바닥을 펴 보였다. 후자는 그의 손을 잡고 힘을 빌려 일어섰고, 순순히 오토바이 헬멧을 벗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

안호 형은 시선을 돌려, 본능을 감추었지만 하얀 얼굴의 홍조는 여전히 뚜렷했고, 힘껏 기침했다. 

"아니.....괜찮아요."

　　

주융은 꽤 재미있다고 느꼈고, 잠시 동안 턱을 어루만지며 히죽히죽 웃으며 물었다. "형제가 먹을 것을 찾으러 왔나?"

ㅡ만일 말기의 10대 민중이 최악을 선정한다면, 이 구절은 틀림없이 영예롭게 1위에 오를 것이다.

젊은이는 대답도 하지 않았고, 배낭을 주워서 오른쪽 어깨에 내던졌고, 안호는 순순히 들고 따랐고, 총구는 허허한 땅을 향했으며 두 사람을 돌아서 문으로 향했다.

어깨가 스치고 지나갈 때, 주융이 그의 팔을 덥석 잡았다. "이분은..."

"절 미행하십니까?"

두 사람은 가까이서 눈을 마주쳤고, 온 천지가 난잡한 약국 안에서, 마치 무형의 활시위가 점점 당겨지는 것 같았다. 주용은 한참 뒤에 겸허하게 웃었다.

".... 명백히 인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다."

　　

젊은이는 다시 한번 주융을 자세히 살펴보았고, 자신이 방금 실수를 한 것 같았다. 이 사람은 현지 부대가 아니다, 추대 후 무기를 도용당한 병 유자였다.



"넘겨짚지 마, 우리랑 가자, 아무도 너의 이 과자 두 봉지의 생각을 부수지 않을 테니."

주융이 손에 잡히는 대로 젊은이의 어깨에 얹었고 튀긴 살점이 날아갔는데, 뜻밖에도 역겨움을 느끼지 않고, 말했다. 

"우리는 도심 대비소로 가서 동료들과 합류하고, 민중을 이어서, 위치추적 신호를 발사하여, 현지 정부에 헬기를 파견하여 마중을 나오도록 통지할 거야— 내일 T 신 핵폭탄으로 씻겨나갈 거고, 이거 봐, 이건 내 증표야."

피로 얼룩진 주융의 손가락이 드러난 장갑으로 품에서 소가죽 봉투를 조심스럽게 하나를 꺼내, 안을 열어 보니 정말 붉은 도장이 찍힌 부대 안내 공문이었다.

　　

그는 건만하게 젊은이의 눈 앞에 어른거렸고, 또 공문을 소중히 하여 보호 조끼로 회수하며 말했다.

"너 혼자는 아무 데도 못 가, 개인의 영웅주의는 해서는 안 돼, 조직의 안배를 받는 게 낫지.... 이름이 뭐더라?"

침묵이 흐르고, 젊은이의 시선이 땅에 떨어졌는데, 바로 발 옆에 엎어진 약통이 있었고, 'XX시 사남한약음료유한공사(광둥2011XXXX)' 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남." 젊은이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남북의 남."

　　

　　·

　　

30분 후.



"그들의 체액에는 맹독이 들어있어 물린 결과는 100% 감염과 죽음이었고, 그에 따라오는 것이 변이다. 변이 속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며, 현재 관측된 가장 짧은 변이 시간은 50초였고, 감염자의 심장이 멎는 순간부터 계산했다. 기껏해야 24시간이 넘고, 그 사이 내시 경색과 부패 속도는 일반 사체와 다를 바 없다."

사남은 눈꺼풀을 치켜들었다. "관찰 대상은 누구입니까?"

"내 대원 몇 명." 주융은 말하면서, 침을 마셨다.

차실의 좌우에는 7~8명의 특전사가 각각 배석하고 있었고, 끊임없이 차의 앞부분에 좀비가 길을 막는 바람에 좌우로 흔들렸다.

　　

주융은 몸을 옆으로 돌렸고, 안호는 뒤에서 종이 봉투를 더듬어 꺼내, 맞은편에 있는 사남에게 받으라는 의사를 나타냈다. ㅡ종이봉투 안에는 고단백 초콜릿 몇 개와 군용으로 압축한 과자가 들어 있었다.

사남은 손에 든 대로 종이봉투를 그에게 돌려주면서, 자기의 배낭을 가리키며, 여기 있다는 뜻을 나타냈고, 곧 주융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현지 주둔군입니까?"

　　

"바이러스가 처음 터졌을 때 전문가들은 집단 광견병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첫 감염자는 군에 보내져 관리되었는데, 현지 주둔군은 순리대로 전멸했다."

주융은 손을 펴고 의례적인 애도의 뜻을 표하며 말했다."만약 너가 지금 군구 대영에 가면 안에 수만 개의 총과 실탄을 휴대하고 있는 좀비가 있을 것인데, 빽빽이 들어차서 경련적으로 움직이고... 정말 밀집 공포증 환자의 지옥일 거야."

"그럼 당신들은 왜 T시에 왔습니까?"

"임무를 수행하러 왔습니다." 안호가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남은 눈을 흘겨봤고, 안호는 흔들리는 차실의 바닥판을 집중적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입술을 오므리며 쫀쫀한 윤곽을 냈다.

　　

"저희는 임무를 수행하러 왔는데, 운이 나빠서 좀비가 발발하여 맞닥뜨리게 됐습니다, 그리하여 임무 내용을 임시로 변경하게 되었고 피난처에 가서 일반 민중을 구출하기로 했습니다."

주융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물었다. "너는, 꼬맹이?"

사남은 대답하지 않았다. "당신들의 임무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는 이 팀의 목적이 탕호 그들과 같다고 생각했고, 전란 지역에서 모두 오메가—소위 귀중한 전략적 자원을 난구적으로 선점한 줄 알았다. 주융이 한숨을 쉬며 서글프게 말할 줄 누가 알았을까.

"형이 이번엔 운이 나빴어...임무 대상이 죽었으니, 돌아가서 처분을 받아야 할지도 몰라...."

"반드시 죽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라고 안호가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원들이 둘을 지켜봤고, 주융은 반문했다. "너는 고도 9천 미터에 있는 자유 낙체에서 떨어져도 살 수 있냐?"

안호는 침묵을 지켰다.

　　

"융이 형!"이라고 운전기사가 앞에서 소리쳤다. "최신 도로 상황 도표가 나왔어요, 내려가는 차선을 좀 보세요!"

주융은 일어나 운전실로 가더니, 스쳐 지나가면서 안호의 어깨를 두드렸다.

　　

사남은 갑자기 자신이 주융과 대화할 때 안호가 자주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물건을 건네주거나 말참견을 해서 의도치 않게 존재감을 느끼게 했다.

왜 그럴까?

안호는 갑자기 주먹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하곤, 부드러운 중화 담배 한 갑을 건네 왔다. 

"피우세요?"



사남의 외모는 극히 동양적이지만, 그러나 눈동자는 그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호박색이였다. 그가 이렇게 꼼짝 않고 사람을 바라볼 때, 종종 기개가 있는 것처럼 싸늘한 착각을 하게 된다.

그는 이렇게 안호를 무려 10초 가량을 보았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피우지 않아요, 감사합니다."

“………………”

　　

안호는 약간 긴장해서 그에게 웃어보았고 스스로 담배 하나를 꺼냈고 불을 붙이지 않았는데 손가락 사이만 뒤척이며 놀았고 마치 이 동작으로 뭔가를 풀어가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주융은 장비 자루를 들고 뒷칸으로 돌아왔고, 큰 황금빛의 칼인 장비를 꺼내며 감탄했다.

"쉽지 않을 거야ㅡ현재 운행 속도대로라면 두 시간 정도 더 대피소에 도착하는데, 도시 중심가의 좀비 비중이 얼마 인지 모른다. 이따가 내가 올라가서 차량용 기관총을 길을 따라 한 바퀴 쏠 테니, 너희들은 잠시 동안 자라.... 막내는 내가 뭘 하는지 봐야 한다?"



주융은 총기 부속품 금속 상자를 열었고, 어떤 공구 집에서 루비 귀걸이를 하나 꺼내서 자신의 오른쪽 귀에 걸었다.

"......."

　　

사남은 그 두 사람의 맞은편에 앉아서, 주융의 귀에서 안호의 귀로 눈길을 돌렸더니, 똑같이 생긴 루비 두 개가 어두컴컴한 차실 안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순간 의혹은 저절로 풀렸고 그는 자신이 무엇을 깨달았다고 느꼈다.

　　

"죄송합니다."

사남은 진실히 말했고, 일어나서 안호의 어깨를 툭툭치곤, 머리를 돌리지도 않고 전실로 들어가, 조수석에 앉았다.

".....???"

차실 뒤는 기괴한 적막이었다.

그러나 사남은 매우 호의적으로, 아랑곳하지 않고, 기사에게 폐를 끼쳐 고개를 끄덕거리며 의사를 나타내곤, 곧 눈을 감고 잠에 빠지려고 했다.